사람들은 왜 모를까
김용택
이별은 손 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 그늘 속에
산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은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 보는 산은 흰 의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 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더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
병원 수련의 과정 끝나고
서울에 올라오고 나서는
한번도 가지 못했던 섬진강에 어제 다녀왔습니다.
김용택 시인이 태어난 진뫼 마을부터
천담 구담 마을 거쳐
장구목까지 갔다가
익산에 있는 원광대 교정을 들렀고
교수님 사모님 만나뵙는 짧은 일정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비포장 도로를 먼지 일으키며 다니고
강물 소리와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을 보며
봄날 하루를 즐겼습니다.
봄이 아쉬운 건 너무나 짧아서이고
다시 이 봄을 보려면 일년을 기다려야 하지요
피어나는 꽃들과
바람에 실린 봄기운으로 하루를 채우고
맘에 드는 버드나무 하나 싣고 돌아왔습니다.
한의원에 오시면
밑둥 잘린 채 물통에 담겨 있는 나무 한 그루 보실 수 있답니다.
차에 실려 오는 동안 아마 몸살을 앓았을 나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출입문 옆에 세워 두었습니다.
뿌리 없이 서 있지만
그래도 이 나무를 바라보는 동안
오래 오래 행복할 것 같습니다.






오늘 그 나무 다시 집으로 데려갑니다.
한의원에서는 버티기가 힘든가 봐요 ^^;;;